달려라 런린이 5화 – 속도와 화해하는 법. 왜 이 글을 쓰게 되었는지부터 말씀드릴게요. 저는 심부정맥색전증으로 왼쪽 대퇴정맥이 막힌 상태에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다리가 붓지 않고, 저리지 않으면서 4km만 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과, 10km만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러닝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몸이 조금씩 적응을 하고 매일 달린지 4개월이 넘어가자 어느새 매일 10km가 가능해졌고, 이제는 예전에 욕심에도 없던 속도가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4개월에 10km를 달릴 수 있게 되었던 점은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가능했었는데, 그 때 페이스가 7분 후반에서 8분 초반 정도로 빠르게 걷는 속도와 비슷한 속도였습니다.
예전에 군대에서 보안과장님의 배려로 10km 대회를 뛰었던 경험이 있었는데, 별로 연습을 하지 못하고 대회에 출전했었는데, 10km를 48분대로 들어왔던 기록이 자꾸 떠올라 지금의 저를 스스로 비교했고, 함께 뛰는 마눌님에게 계속 뒤쳐지는 저를 비교하며 괜히 제 다리를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마라닉님 영상을 보면서 “늦어도 내 페이스대로 가면 된다”는 말을 마음에 새겼고, 다시 천천히 나의 페이스대로 달리기를 시작했고, 그때부터 달리기가 다시 즐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으니 신기하게도 마일리지가 쌓일수록 속도도 아주 조금씩, 하지만 꾸준히 좋아졌습니다.
제 몸은 같은 운동도 남들보다 훨씬 힘들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원칙을 간단히 정했습니다. 오늘의 속도보다 내일도 다시 달릴 수 있는 몸이 더 소중하다는 것, 남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만 비교한다는 것, 그리고 부종·통증·피로 신호가 보이면 훈련을 낮추어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정도에서 달리기를 지속하였습니다. 이 세 가지만 지켜도 속도는 “부상 없는 마일리지” 위에서 천천히 올라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왜 이렇게 느릴까?”만 생각했어요. 지금은 관점을 바꿔 관찰합니다. 오늘 페이스, 심박, RPE(자각 난이도), 다리 붓기, 회복 상태를 스트라바에 짧게 메모하는 습관을 가졌습니다. 군 시절 기록은 추억으로 덮어두고, 오늘의 컨디션이라는 ‘진행형 데이터’에 집중했더니 자괴감이 크게 줄었습니다. 데이터를 쌓다 보니, 제가 무엇을 하면 컨디션이 좋아지고, 무엇을 하면 무너지는지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속도도 어느 정도 내었을 때 다음날에 영향을 주는지 세심하게 체크를 하였습니다. 매일 어제보다 빨리달리는 것이 아닌, 어느정도에 맞추고 뛰어야 즐겁게 뛸 수 있는지를 중점으로 달리기를 지속하였습니다.
지금 제 훈련의 9할은 이지 페이스입니다. 입을 벌리지 않고, 코로만 숨을 충분히 쉴 수 있을 정도로 매일 10km를 이어 갔습니다. 주간 총거리는 매일 10킬로미터씩 총 70킬로를 목표를 하되, 회복이 밀린다 싶으면 과감히 쉬고, 수면과 영양을 먼저 챙기는 방향으로 시행하였습니다.
또한, 달리기에 재미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시계를 덜 들여다보기로 하였습니다. 순전히 내가 느끼는 감각을 기준으로 달리기를 기록하였으며, 그 때의 자각 난이도를 기록을 하고, 지루한 달리기를 이기기 위해, 음악을 추가하기도 하였고, 집에 강아지와 함께 산책 겸 달리기도 진행을 하였습니다. 달리기의 순수 재미를 느끼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저는 이 네 가지 방법으로 꾸준하게 달리기를 시도하며, 즐겁게 달리기를 이어나가는 방향으로 진행을 하였습니다.
비교를 내려놓고 제 리듬을 존중했을 때, 기록보다 연속성을 칭찬하기 시작했을 때, 마일리지가 점점 쌓이며 오래 달릴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리고 힘든 날엔 쉬는 것도 훈련이라고 인정했을 때—달리기가 다시 즐거워졌습니다. 속도는 여전히 목표지만, 이제 저를 괴롭히는 잣대가 아닙니다. 속도와 화해하니, 오히려 속도는 조용히 따라왔습니다.
저는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달리면서, 달리기의 즐거움을 다시 찾고 있습니다. 이 글이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즐겨찾기에 추가해 주시고, 다음 화에서도 초보 러너의 눈높이로 솔직한 러닝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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