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백일해주사 꼭 맞아야 할까?｜태아·신생아 보호를 위한 접종 가이드
임산부 백일해주사(Tdap)는 갓 태어난 아기를 백일해(pertussis)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임신 27~36주에 맞도록 권고되는 예방접종입니다. 이 글에서는 백일해가 왜 신생아에게 특히 위험한지, 임산부가 언제·어떤 주사를 맞는지, 안전성과 부작용은 어떤지, 한국 및 해외 권고안을 바탕으로 한 접종 시기와 주의사항을 한 번에 정리합니다.
백일해는 어떤 병이고, 왜 임산부에게 중요할까?
백일해(pertussis)는 보르데텔라 퍼투시스라는 세균이 일으키는 호흡기 감염병입니다.
성인·청소년에게는 “기침이 아주 오래 가는 병” 정도로 느껴질 수 있지만, 생후 2개월 이전의 신생아에게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 심한 기침 발작, 숨이 멎는 듯한 호흡정지(apnea)
- 폐렴, 저산소증, 뇌 손상
-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바로 백일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대한민국 표준예방접종 일정에서도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1차 접종은 보통 생후 2개월(2, 4, 6개월 + 추가 2회)부터 시작됩니다.
즉, 아기가 가장 취약한 생후 2개월 이전에는
아기 스스로의 예방접종이 아니라, 엄마가 임신 중에 맞은 Tdap 주사로 생성한 항체가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전달되는 방식으로 보호하는 것이 핵심 전략입니다.
임산부가 맞는 ‘백일해주사’ = Tdap 주사란 무엇일까?
임산부에게 권고되는 백일해주사는 보통 Tdap이라는 이름의 백신입니다.
- T: 파상풍(Tetanus)
- d: 디프테리아(Diphtheria)
- ap: 무세포 백일해(acellular Pertussis)
즉,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를 함께 예방하는 3가 혼합 백신입니다.
우리나라 성인 예방접종 지침에서는
성인은 평생 한 번 Tdap을 맞은 뒤, 이후 10년마다 Td 또는 Tdap 부스터 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임산부의 경우에는 일반 성인과 달리, 각 임신마다 별도로 Tdap 1회 접종을 권장하는 방향이 국제적으로 확립되어 있습니다.
언제 맞는 것이 가장 좋을까? (임신 27~36주 권장 이유)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WHO, 여러 산부인과 학회(ACOG 등)는 모든 임산부에게 매 임신 때마다 Tdap 1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권장 시기는 보통 다음과 같습니다.
- 임신 27주부터 36주 사이
- 가능하면 이 기간의 초반에 접종
이 시기에 맞는 이유는,
- 접종 후 엄마의 항체가 약 2주 정도 지나면 충분히 올라가고,
- 임신 후반에는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항체가 적극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 출생 직후부터 아기가 백일해에 대한 “수동 면역”을 가진 상태가 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일부 국가·가이드라인에서는 16~20주 이후 접종 허용/권고 등 세부 시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핵심은 임신 후반기에 한 번, 임신할 때마다 반복 접종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관련 자료에서도
- Tdap 접종을 받은 적이 없는 여성은 임신 전 또는 출산 직후 1회 접종을 권고하고,
- 지역 내 백일해 유행 등이 있을 경우 임신 27~36주에 접종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실제 접종 시기와 방법은 산부인과 주치의와 상의하여, 현재 지침과 지역 상황에 맞추어 결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예전에 맞았는데 또 맞아야 하나요?” – 매 임신마다 한 번씩 권고되는 이유
많은 임산부께서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입니다.
- 예전에 성인 Tdap을 맞았는데 또 맞아야 하는지
- 첫째 임신 때 Tdap을 맞았으면 둘째 때는 안 맞아도 되는지
현재 CDC, ACOG, WHO 등은 이전에 언제 Tdap을 맞았는지와 상관없이, 임신할 때마다 Tdap 1회 접종을 권장합니다.
이렇게 권고하는 이유는,
- 백일해에 대한 면역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할 수 있고
- 임신 때마다 새로 접종해야
새롭게 생성된 항체가 그때 태어날 아기에게 충분히 전달되어
→ 각 아기가 출생 직후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임산부 백일해주사는 “엄마를 위한 접종이면서 동시에, 매번 새로 태어날 아기를 위한 접종”이라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아기에게 어느 정도 보호 효과가 있을까?
연구들에 따르면,
임신 27~36주에 Tdap을 접종한 경우 생후 2개월 미만 영아에서 백일해 발생 위험을 약 70~80% 정도까지 줄여줄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또한 여러 대규모 연구와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 임신 중 Tdap 접종 후
- 조산, 저체중 출생, 기형, 사산 등의 임신·태아 이상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 효과 측면에서는 “아기가 독자적으로 예방접종을 받기 전까지의 공백을 메워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고
- 안전성 측면에서도 현재까지의 자료로는 “임산부와 태아 모두에게 허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결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산부 백일해주사의 부작용·안전성
임신 중 Tdap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은 일반 성인과 비슷합니다.
- 주사 부위 통증, 붉어짐, 약간의 부기
- 가벼운 피로감, 두통, 근육통
- 미열
이러한 증상들은 대부분 1~2일 안에 호전되는 일시적인 반응에 해당하며,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나라의 관찰 연구·코호트 연구에서도
- 임신 중 Tdap 접종과
- 조산, 자간전증, 태아 성장 지연, 사산 등
사이에서 유의한 위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보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 이전에 Tdap 또는 구성 성분에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
- 현재 중등도 이상의 급성질환이나 고열이 있는 경우
에는 접종 시기·가능 여부를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한 뒤에 결정하셔야 합니다.
임산부가 접종 전 확인하면 좋은 체크리스트
진료실에서 Tdap 접종을 앞두고 계실 때, 아래 항목들을 한 번 정리해 두시면 상담에 도움이 됩니다.
- 현재 임신 주수
- 27~36주 사이인지, 혹은 그 이전/이후인지
- 이미 Tdap을 맞은 적이 있다면, 마지막 접종 시점이 언제인지
- 과거 알레르기·백신 반응 이력
- 이전 Tdap/Td/DTaP 접종 후 심한 알레르기, 호흡곤란, 실신 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 동반 질환·복용 중인 약물
- 자가면역질환, 면역억제제 사용, 항응고제 사용 여부 등
- 동시에 맞게 될 수 있는 다른 예방접종
- 독감(인플루엔자) 주사 등과 같은 날 접종이 가능한지 여부
이 체크리스트는 어디까지나 의료진과의 상담을 원활하게 돕기 위한 참고용이며, 최종 판단과 일정 조정은 반드시 주치의가 하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임산부 백일해주사를 맞으면 아기에게 해롭지 않을까요?
A. 현재까지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임신 중 Tdap 접종이 태아·신생아에게 심각한 이상을 증가시킨다는 근거는 없고, 오히려 백일해로 인한 신생아의 중증 합병증과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Q2. 임신 전에 Tdap을 맞은 적이 있다면, 임신 중에는 안 맞아도 되나요?
A. 다수 국가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이전에 언제 Tdap을 맞았는지와 관계없이, 매 임신마다 임신 27~36주에 1회 접종을 권장합니다. 이는 매번 새로 태어나는 아기에게 충분한 항체를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Q3. 출산 후에 맞는 것과 임신 중에 맞는 것, 무엇이 다를까요?
A. 출산 후에 맞으면 엄마 자신은 보호되지만, 이미 태어난 아기에게 태반을 통한 항체 전달은 더 이상 할 수 없습니다.
아기를 보호하는 목적이라면 임신 27~36주 접종이 훨씬 효과적이고, 출산 후 접종은 엄마 본인 보호 및 향후 임신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Q4. 독감주사와 같은 날 맞아도 괜찮을까요?
A. 여러 지침에서 인플루엔자 백신과 Tdap 백신은 동시 접종이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다만, 개인의 건강 상태·기저질환에 따라 예외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실제 접종 일정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5. 이 글만 보고 접종 여부를 결정해도 될까요?
A. 이 글은 다양한 가이드라인과 연구를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 정리용 글입니다.
개별 임산부의 건강 상태, 기존 질환, 과거 백신 반응, 임신 경과 등에 따라 권장 사항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최종 결정은 반드시 산부인과·가정의학과 등 주치의와 상담 후 내리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임산부 백일해주사는 “엄마를 위한 예방접종”이면서 동시에 아기의 첫 번째 백일해 예방접종에 해당합니다.
임신 중에 한 번 맞는 주사가, 아기가 가장 연약한 생후 초기 몇 달 동안 중증 백일해 위험을 크게 줄여 주는 보호막이 될 수 있습니다.
임신 중이시라면 이 글을 바탕으로 기본 정보를 정리해 보시고,
마지막에는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셔서 본인과 아기에게 가장 안전하고 적절한 선택을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